서사의 위기 _한병철 (책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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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의 위기 _한병철 (책 추천)

by 엘강 2024.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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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철 교수의 '서사의 위기'는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사라져 가는 개인과 공동체의 서사를 탐구하며, 정보 과잉과 소비주의 속에서 진정한 자아를 잃어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철학 에세이입니다.

 

서사의 위기 책표지
서사의 위기

 

서사의 위기 인용글 그리고 나의 소감

서사는 나만의 맥락과 이야기, 삶 그 자체다.

→ 내 경험들의 나만의 이야기로 만들어져야 서사가 됩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자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못하는지.

→ 가만히 있어야 귀 기울일 수 있는데 우리는 눈과 귀가 늘 자극에 노출되어서 내 자신의 이야기를 귀 기울지 못하네요.

 

근접성과 원격성의 조화로운 공동작용은 아우라를 만들어 낸다. "기록이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근접성이 발현한 현상이며, 아우라란 아무리 가까이 있어도 원격성이 발현한 현상이다."

→ 매력적인 사람의 신비함에서 나오는 아우라는 거리감이었네요. 내가 아우라가 없는 것은 나를 너무 들어내서 상대와 나의 거리감이 없어서인 것 같아요.

 

설명을 삼가는 것은 진정한 이야기 하기의 필수 조건이다.

→ 설명의 삼가함은 신비로움이네요. 나의 정보를 너무 많이 내 보일 필요가 없네요.

 

이야기는 '모든 걸 내보이지 않는다.' 이야기는 '그 힘을 내면에 모은 채 보전하다가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다시 펼쳐낼 수 있는 것'이다.

→ 경험을 내 속에 갈고닦은 후에 이야기가 되는 것이네요. 나의 밖에서 잠깐 스쳐 사라지는 정보나 설명들은 이야기가 아니죠.

 

이야기는 공동체를 형성하는 반면, 소설은 고독과 고립에 처한 개인이 낳은 산물이다.

→ 경험과 허구의 차이인 것 같네요.

 

이야기를 할 때는 이완의 상태가 필요하다.

→ 현대 사회는 긴장의 상태라 서사를 잃는 것인가 봐요.

 

이야기 공동체는 귀 기울여 듣는 사람들의 공동체다.

→ 경청은 이야기의 영역이고 그것을 여러 사람과 함께하기 위함이네요.

 

지루함을 허용하지 않는 오늘날의 과잉활동성 안에서 우리는 결코 깊은 정신적 이완 상태에 도달하지 못한다.

→ 스마트폰 세대인 후배들을 보면, 내면으로 자기 이야기를 끌어드리기 위한 시간은 없고, 쇼츠, 영상에 잠식당한 것 같아요. 지루하고 고독한 것을 견디지 못하는 것 같아요. 요즘은 나도 그런 것 같네요.

 

스마트한 지배는 지속적으로 우리의 의견 필요, 선호를 소통하라고, 삶을 서술하라고, 게시하라고, 공유하라고, 링크로 걸라고 요구한다. 이때 자유는 억압되기는 커녕 철저히 혹사된다.

→ 자유의 혹사는 방종을 이야기하는 것 같아요. 쉬기 위한 기준과 선이 없다면 사유 없이 흘러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며 이건 언젠가 속상함이나 후회로 다가오죠. 나이가 들 수록 그런 생각이 더 많이 듭니다.

 

벤야민에 따르면, 이야기 하는 사람은  '청자에게 조언을 주는' 사람이다. ... ... 조언은 지혜로서 '삶의 구조에 녹아들어' 있다.

→ 경험을 자기만의 사유로 정리한 것이 서사이고, 경험을 정리하는 일은 지혜를 요구하죠.

 

경험은 전승과 연속성을 전제한다. 경험은 삶을 이야기될 수 있도록 만들고 안정화한다.

→ 전승은 말로 전하는 것이고 그것이 계속 이어지면 이야기, 서사가 되는 것인 거 ㅅ같아요.

 

이야기할 용기, 세상을 바꾸는 서사를 향한 용기를 상실했다.

→ 경험한 것을 이야기로 만들려면 힘과 도전 정신이 필요하죠. 다르거나 틀린 것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해야 하니까요.

 

과거를 현재에 끌어내어 엮고 현재 안으로 계속해서 작용하게 하는, 즉 소생하게 만드는 서사적 장력이 필요하다.

 

외부지향성이 부족하고 존재에 서사적 닻을 내리지 못하므로, 모든 사건과 사태를 관통하고 감싸는 생동성 있는 단위로서 태어남과 죽음 사이의 시간적 폭을 수축시킬 수 있는 근력이 자기로부터 나와야 한다.

→ 삶 자체를 경험하고 사유하는 것은 본인이 직접 할 일인데 어렵지요.

 

이야기된, 또는 기억된 삶은 필연적으로 그 사이사이에 틈이 존재한다.

→ 정보로서의 기억이 아니라 찰나의 경험과 깨달음으로서의 이야기는 그 경험에 더 치중해서 표현될 것이니까요.

 

인간은 항상 이야기하는 사람이며 자신과 타인의 이야기에 둘러싸인 채 살아가고,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것을 목도하고, 또 그것을 통해서도 보고, 삶을 자신이 이야기한 대로 살고자 노력하는 존재이나, 그러나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느냐 이야기하느냐를 말이다."

→ 그냥 사는 것과 삶을 이야기로 만드는 것을 차이.

 

셀카 중독마저도 나르시시즘 때문이 아니다. 내면의 공허가 셀카 중독으로 이어진 것이다. '나'에게는 안정적 정체성을 부여하는 의미 제공이 결여되어 있다.

→ 나를 이야기할 수 없어서 이미지를 찍는 것일까요?

 

이야기와 기억은 상호 의존적이다. 분절된 현재에만 몰두하는 사람은 이야기를 할 수 없다.

 

사건들 사이에 강한 관계를 형성하는 이야기는 텅 빈 채 흘러가는 시간을 극복하게 한다. 이야기하는 시간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 기억은 이야기로부터 나오고 흘러가지 않고 내내 존재해서 나를 만드는 것인 것 같아요.

 

벤야민은 작가 카를 크라우스의 말을 인용한다. "단어를 더 가까이에서 들여다볼수록 더 멀리서 돌아볼 수 있다."

→ 내가 알고 사용하는 단어가 나를 형성하고 더 폭넓은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고 하는데 나를 표현하는 것도 단어가 많이 필요한 건가 보네요.

 

근대에는 개별 인상에 대한 충격의 순간이 기여하는 비중이 너무 커서 의식이 지속적으로 자극 보호에 활성화되어 있어야 한다. 자극 보호가 성공적일수록 충격은 경험으로 덜 스며든다. 경험은 지각 경험 또는 체험으로, 즉 한층 더 감쇄된 층위로 내려간다.

→ 공포영화나 스릴러를 보지 않는 이유가 자극적인 잔상이 오래 남아 일상을 헤친다는 생각에서 입니다. 저를 보호하려고 일부러 안 보는 것 같아요. 그런데 유튜브 쇼츠나 인스타도 같은 데 덜 자극적으로 느끼는 것은 내성이 생겨서 인가 봐요.

 

눈은 허구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그 이미지는 시선을 방해한다.

→ 시선은 사려 깊은, 이야기가 들어간 보기인데 단순히 보는 것에만 집중하면 눈이 의미가 없어지겠네요.

 

이야기로서의 이론은 사물들을 관계성 안에 집어넣은 후에도 왜 그렇게 관계되어 있는지 설명하는 질서가 있다. 이론은 사물을 이해하게 해주는 개념적 맥락을 발전시킨다.

→ 지금 가입된 모임에서 글들은 나에게 관계성을 맺기에는 어려운 부분인 것 같아요. 그래서 허무한데 그 관계의 단어를 익히고 개념을 정리한다면 소외되지 않고 함께 할 수 있을 텐데 노력이 많이 드네요.

 

이야기는 심층적 이완을 가능케 함으로써, 그리고 근원적 신뢰를 형성함으로써 치유의 효과를 발휘한다.

→ 최근에 정보 흡수에 집중해서 치유의 말하기를 하지 않아 각박해진 것이 아닐까 되돌아봅니다.

 

모든 병은 내부의 막힘을 드러내며, 이 막힘은 이야기의 리듬으로 해제할 수 있다.

→ 소통도  스스로 자유롭게 이야기를 풀어놓도록 배려해 준다. 모모는 이야기의 막힘을 풀어냄으로써 치유한다.

 

● 모모는 자신의 깊고 다정한 시선을 통해 타자를 그 사람의 타자성 안에 그대로 둔다. ... ... 경청은 상대에게 이야기할 영감을 주고 이야기하는 사람 스스로 자신을 소중하다고 느끼고,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심지어 사랑받는다고까지 느끼는 공명의 공간을 연다.

 

접촉하는 손은 이야기하는 목소리와 동일한 치유 효과를 발휘한다. 근접성과 신뢰를 형성한다. 긴장을 풀게 하고 불안을 없애준다.

→ 경청과 따뜻한 접촉은 최근에 내가 하지도 잘 받지도 못하는 것 같아 외롭고 힘든 시간을 보낸 것 같아요. 오늘은 딸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등을 토닥여 주어야겠네요. 남편은 아직 안될 것 같지만.

 

자기 자신에 대한 숭배를 좋아하고 스스로가 지도자인 곳, 모두가 스스로를 생산하고 스스로를 공연하는 곳에는 안정적인 공동체가 형성되지 않는다.

→ 지금의 신자유주의의 부족한 점이네요. 사실 신자유주의는 겉은 개인의 자유를 강조하지만 실은 위정자의 무책임함과 탐욕을 잘 포장한 말 같아요. 자신의 위치는 자신이 잘나서라는 이기적인 생각의 결과인 것 같아요.

 

● 삶은 이야기다. 서사적 동물인 인간은 새로운 삶의 형식들을 서사적으로 실현시킨다는 점에서 동물과 구별된다.

 

서사의 위기를 읽은 소감

많은 정보의 호수 속에서 허우적거리던 시간에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지 못한 불안함이 원인이라는 생각을 하게 해 준 고마운 책입니다. 아직도 허우적 되지만 원인을 알았으니 방법은 찾을 수 있잖아요.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고 방황하던 일상을 조금 더 편하게 방법을 찾는 것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자신 안의 이야기를 찾길 원하는 사람에게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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